#1. TV보다 유튜브
대학생즈음부터 TV보다 유튜브를 가깝게 지낸 것 같다. 끊임없는 나의 취향을 더해주는 영상 추천으로 유튜브에서 헤어나오는 것은 참 어렵다 ㅎㅎ. 내가 주로 보는 것은 브이로그와 패션 유튜브, 영어관련 또는 과학관련 유튜브다. 오늘은 이 중에서 내가 오래도록 구독하고 챙겨보는 브이로그의 순기능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2. 유튜브를 통해 얻은 것 첫번째, 성찰과 노력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브이로그를 통해 자기객관화가 가능해진다.
나는 감정이입을 굉장히 잘 하는 사람이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고도 눈물을 흘리는 영상을 보면 덩달아 눈물이 나오고, 심지어는 슬픈 가사의 노래가 흘러나오면 밥먹다가도 우는 사람이다. 이런 나의 성격때문에 브이로그에 나오는 상대방에 감정이입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가 대하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대화 방법, 태도를 보며 자아성찰이 된다. 그가 남편에게 서운함을 느낄 때 해결하는 태도, 친구와 인간관계에서 집착하지 않는 생각들을 영상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나였다면 이렇게 했을 텐데 저 사람은 참 어른스럽다" 라고 생각이 든다. 그 생각은 곧 나도 저렇게 행동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생각만 했을 뿐인데 나도 모르게 내 속에서 잠재되어 새싹을 피워낸다. 생각과 동시에 다짐하는 그 행위는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결과로 어느 날 나도 모르게 '더 바른 태도'를 행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3. 진짜 '나의 모습'을 아는 방법
5년 이상 구독한 브이로그 속 '그'가 라이브 방송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 시청자의 "어떻게 그렇게 차분하게 행동해요?" 라는 질문에 "저도 원래 짜증도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그 행동들을 제가 찍은 영상들을 편집하면서 직접 보니까 충격을 받았어요. 이렇게 행동하면 기분 나쁘겠다. 이런 면들이 보이면서 점차 바뀌게 되었어요" 라고.
나도 남자친구와 있는 일상이 좋아서 영상을 찍어둔 적이 있다. 가만히 폰을 내려두고 평소처럼 대화를 했는데, 그 영상을 본 나는 충격을 받았다. 왜 저렇게 감정기복이 심할까? 별로 짜증낼 일도 아닌데 왜 짜증냈지..? 라며 나를 내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마치 내가 아닌 것 같았다. 영상을 찍어보면 정말 내 생각과 다른 '나의 모습'이 보인다. 이건 정신치료를 받을때 일상을 녹화한 후 함께 보면서 치료하는 장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단 내 자신을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알고있는 미화된 내 모습이 아닌, 진짜 내 모습을 알려면 누군가와 함께있는 일상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돌려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 행위는 다소 부끄러울 수 있지만, 하고 나서 얻는 것을 생각하면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 일이다.
#4. 유튜브를 통해 얻은 것 두번째, 나를 사랑하기
커플 유튜브를 보면서 웃긴 자막들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자막을 쓰는 사람은 두명 중에 한명일텐데, 어떻게 주관적으로 쓰지 않고 상대방과 자신 모두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을까?' 그리고 그 자막을 쓴 사람이 굉장히 멋지다고 느껴졌다. 보통 자신은 낮추고 욕(?)하면서 웃긴 템포를 만들어가는 브이로그가 많은데 '그'는 자신을 존중하며 칭찬할 때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자기를 사랑하는 자존감이 보여지는 것 같아서 보는 시청자인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나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들도 나를 사랑하는구나. 그 당연한 사실이 피부에 와닿게 느껴졌다. 앞으로 내가 나를 더 아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자책에 관해선 관대하고 남의 실수엔 한 없이 너그러운 당신이라면,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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