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위한 글귀

들숨이 차가워진다는 건

BEURRE 2024. 10. 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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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들이마시던 숨이 짤막해졌다.

코가 시리니 깊게 마시는 것도 무리인 것이다.

그렇게 가을이 됐다.

 

나는 가을을 좋아했다.

찌르르한 여름의 뜨거움도, 

온 세상이 벌레와 함께이던 바깥세상도 

모든것이 잠잠해지고

이따금씩 들어오는 달달한 낙엽냄새가 

내 마음까지 달달하게 만들었다.

 

시리게도 바뀐 바깥세상에 

하나 둘씩 두꺼운 외투를 걸친 모습을 하고있다.

카멜코트를 입으신 할아버지

겉옷을 입은 교복입은 학생

그렇게 하나 둘 보고있으면 

세상이 차가워지는 것에 익숙해진

우리 모습이 새삼 신기하다.

 

나는 겨울에 태어났지만

차가운 것이 익숙지않다.

손 발이 차가워서 겨울이되면

늘 손과 발을 쓸기 바쁘다.

두꺼운 양말을 신고

두꺼운 워머를 끼고

그렇게 일을 하다가도

추워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그럼에도 가을이 좋다.

좁혀지다가 사라지지도 모를 계절이지만

따뜻함과 코끝의 차가움을 모두 느끼게해주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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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떨어져 바스락

발끝에 걸린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

낙엽들은 가루가 되어 바닥에 흩어진다.

사람 사는 것도 그런 모양인 것 같다.

성과를 거두고 애쓰던 내모습도 어느새

저렇게 잘 익어가고 또 사라지는 모습 같다.

 

잠시 우리 곁에서 머물다가도

또 누군가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기않기위해

코팅된 다이어리 속에 들어가다가도

다시 세상에서 정리되어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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