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들이마시던 숨이 짤막해졌다.코가 시리니 깊게 마시는 것도 무리인 것이다.그렇게 가을이 됐다. 나는 가을을 좋아했다.찌르르한 여름의 뜨거움도, 온 세상이 벌레와 함께이던 바깥세상도 모든것이 잠잠해지고이따금씩 들어오는 달달한 낙엽냄새가 내 마음까지 달달하게 만들었다. 시리게도 바뀐 바깥세상에 하나 둘씩 두꺼운 외투를 걸친 모습을 하고있다.카멜코트를 입으신 할아버지겉옷을 입은 교복입은 학생그렇게 하나 둘 보고있으면 세상이 차가워지는 것에 익숙해진우리 모습이 새삼 신기하다. 나는 겨울에 태어났지만차가운 것이 익숙지않다.손 발이 차가워서 겨울이되면늘 손과 발을 쓸기 바쁘다.두꺼운 양말을 신고두꺼운 워머를 끼고그렇게 일을 하다가도추워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그럼에도 가을이 좋다.좁혀지다가 사라지지도 모를 계..